스며드는 그림자, 붉게 물드는 안보: 대한민국은 지금 위기에 처해 있는가
최근 대한민국 안보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게 들려온다. 대진대 통일대학원 진종구 석좌교수의 지속적인 글처럼, 연일 터져 나오는 중국의 도발적인 행태는 한반도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서해에 은밀히 설치되는 구조물, 그리고 대한민국의 심장부와 같은 공군기지를 무단으로 활보하는 낯선 그림자들은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볼 수 없는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각에서 감지되는 친중적 태도는 안보 불감증을 넘어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은, 현대의 스파이 활동은 과거 영화 속 첩보원들의 은밀한 움직임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띤다는 점이다. 그들은 첨단 기술과 교묘한 심리전을 이용하여 우리의 일상 깊숙이 침투해 온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해킹 시도는 물론, 경제 협력이라는 달콤한 가면 뒤에 숨어 핵심 기술과 정보를 빼가는 산업 스파이, 심지어 우리의 문화를 공유하고 교류하는 과정 속에서 은밀히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까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불거진 공군기지 무단 촬영 사건은 이러한 위협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가까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섬뜩한 사례다. 만약 그들이 단순한 호기심으로 군사 시설을 촬영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정보를 수집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접근했다면 그 파장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명백한 위협 앞에서 우리 사회 일각에서 보이는 안일한 태도이다. '적국'을 북한으로 한정하는 낡은 형법 98조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고도화된 스파이 활동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법 개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이유로 혹은 외교적인 고려라는 미명 하에 머뭇거리는 사이, 우리의 안보망은 속절없이 뚫리고 있었다.
특히, 국회 절대 다수를 차지한 거대 야당의 친중적인 행보는 이러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킨다. 과거 일부 정치인들이 중국을 방문하여 마치 조공을 바치듯 했던 모습이나,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까 전전긍긍하는 듯한 태도는 이제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중요한 파트너일 수 있지만, 동시에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잠재적인 존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역사 속에서 엿볼 수 있는 '원교근공(遠交近攻)' 전략은 먼 나라와는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가까운 나라부터 차례로 침략해 들어가는 책략이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의 정치적 혼란과 안보 대응 체계의 약점을 그들이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품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어설픈 외교적 수사나 감언이설에 기대어 안보 위기를 회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의 강압적인 태도에는 단호하고 강력하게 맞서는 원칙만이 우리의 주권과 국익을 지켜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중국에 대해 어설픈 '쎄쎄'를 외치며 비굴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그들의 침략 야욕을 더욱 부추기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떠한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안전과 번영을 굳건히 지켜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실질적인 행동이다. 스며드는 붉은 그림자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낡은 안보관을 혁파하며, 주변국과의 관계를 냉철하게 재정립해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