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헤럴드 / 진종구 칼럼니스트

대한민국이 요동치고 있다. 환율 급등으로 원화 가치가 추락하고, 정부는 이를 방어하겠다며 국민연금 동원 가능성까지 흘리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을 ‘정책용’으로 사용하더니 이제는 외환시장까지 끌어들이겠다는 발상이다.
공적 연금을 마치 정부의 호주머니쯤으로 여기는 듯한 인식은 충격적이다. 이런 식이라면 시장은 더 불안해지고, 청년층의 불만은 폭발할 수밖에 없다.
지금 상황은 단순히 달러-원 환율만의 문제가 아니다. 파운드, 유로 대비 원화 가치도 급락해 파운드 환율은 2,000원에 육박했다. 태국·베트남 통화보다 원화 하락폭이 더 크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여행을 계획하던 이들조차 부담을 호소할 만큼 급변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방송에서는 환율 상승을 유리한 것처럼 설명하며 현실을 호도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책임을 회피한 채 해외주식 투자자 탓으로 돌리는 프레임을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
더 큰 문제는 산업 기반이다. 반도체 하나에 국가 전략을 몰아넣고, 철강·조선 등 기간산업이 흔들리는 현실을 외면해온 결과가 지금의 취약한 경제 체력으로 이어졌다.
“코스피 5,000” 같은 구호를 외쳐도, 화폐 가치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주가 상승은 실질적 자산 증가와 무관하다.
원화가 급격히 약세를 보이면 수입 물가가 뛰고, 이는 곧 수출 가격 경쟁력마저 갉아먹는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유리하다는 공식은 이제 단순한 교과서 문장일 뿐, 현실은 훨씬 복잡하다.
청년 세대의 분노가 깊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집값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은 사실상 포기 단계에 접어들었다. 아파트 규제는 오피스텔 가격 급등이라는 풍선 효과를 만들었고, 10년 만에 매매가가 두 배 이상 오른 단지는 수두룩하다.
여기에 국민연금 개편 논의까지 더해지며 “청년들에게 더 내고 덜 받으라”는 듯한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결국 연금은 더 걷고, 집은 더 비싸지고, 원화 가치는 떨어지는 삼중고가 청년 앞에 놓여 있는 셈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환율과 경제를 안정시키고자 한다면 국민연금이라는 마지막 안전판을 건드리기 전에 시장 신뢰를 회복할 근본 처방부터 제시해야 한다.
산업 다변화, 재정 건전성, 외교 리스크 완화 같은 기초 체력이 회복되지 않는 한 어떠한 임시 처방도 오히려 화를 키울 뿐이다.
TheGrace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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