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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estic Issues Column

정부 여당의 ‘우리 편끼리 세계'가 만든 대담함... 한국 정치의 뉴노멀

by Marquis.JIN 2025.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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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헤럴드 / 진종구 칼럼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는 단순한 법적 절차의 문제가 아니다. 이재명 정권이 보여준 일련의 의사결정 방식, 곧 “남의 시선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대담하고 노골적인 행동 패턴”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사건이다.

 

정권이 검찰의 항소를 막은 배경에는 김만배 씨의 ‘입’을 잠재우려는 정무적 계산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장기 징역형이 주는 실존적 공포, 그 공포가 가져올 내부 폭발 가능성, 그리고 그 폭발이 향할 방향까지 고려하면 정권은 ‘정치적 리스크 억제’에 사활을 걸었을 것이다.

 

이 대담함은 갑작스레 등장한 것이 아니다. 2022년 대선 패배 직후 이뤄졌던 전례 없는 지역구·공천 맞교환, 비주류 축출, 연쇄적 방탄, 사법기관에 대한 공개적인 공격 등등... “보통이라면 숨기고 은근히 해야 할 일들을 서슴없이 대놓고 하는 행태”가 이미 지속적으로 관찰돼 왔다.

 

심지어 대법원에 대해 노골적으로 ‘보복을 예고하고 실제로 보복을 추진하는’ 태도는 한국 정치사에서 보기 어려운 수준의 노출형 권력 행태다.

 

“초반 국정 지지도가 높은 정권이 왜 굳이 이런 무리수를 두는가?” 그러나 정작 핵심은 여기 있다.

 

이재명 정권과 집권은 더 이상 ‘전체 국민’의 시선을 정치의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늘의 정치에서 민주당은 이미 ‘우리 편만 존재하는 세계’, 곧 소셜미디어가 구성한 폐쇄적 커뮤니티의 논리를 체질화한 집단이 되었다. 정청래 대표가 “딴지일보가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말한 순간, 그 세계관은 사실상 공식화됐다.

 

딴지일보 세계관은 곧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세계관이며, 지도부는 국가 전체가 아닌 그들만의 세계, 그들만의 반응을 먼저 읽고 움직인다. 과거 북한이 그토록 내세웠던 '우리 민족끼리'와 유사한 '우리 편끼리'가 그들의 정치적 이념이다. 

 

결정적 순간일수록, 예컨대 대장동 항소 포기와 같은 순간일수록, 그들은 국민 전체의 상식이 아니라 ‘우리 편끼리 통하는 정서’에 먼저 반응한다. 그 세계 안에서는 대담함이 미덕이고, 노골적 행동이 효율이며,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 오히려 패배로 간주된다.

 

이제 한국 정치의 새로운 정상적 상식, 즉 뉴노멀(New Normal)은 바로 ‘우리 편끼리의 세계에서 내 맘대로 하는 정치’가 되었다. 신 사조(思潮)가 한국에서 탄생한 것이다. 


전체 국민이 아니라 팬덤만 바라보는 정치, 상식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자기 진영의 감정만 읽는 정치, 외부 비판을 고려하는 대신 오히려 공격 신호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정치가 일상화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결국 ‘우리 편끼리’가 아니라 ‘모든 국민의 공적 상식’ 위에서 유지된다. 대장동 항소 포기는 이미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 사건의 실체와 책임의 무게만큼은 공적 감시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비록 검찰이 물러섰다 해도, “대장동 일당의 불의는 용납될 수 없다”는 공적 상식의 벼락만큼은 아직 떨어질 수 있다. 그 벼락이야말로 ‘우리 편끼리’의 정치시대를 종식시키는 유일한 힘일 것이다.

 

하늘이여! 벼락은 언제쯤 내리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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