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헤럴드/ 진종구 칼럼니스트

인생이란 게 참 불공평하다고요?
하지만 요즘 법조계 사람들 사이에선 이런 말이 더 자주 들린답니다.
“인생은 대장동처럼 살아야지.”
물론 웃지 못할 자조예요.
3억 5천만 원 투자해 8천억 원을 챙긴 사람들을 보면,
돈보다 더 비싼 ‘정의’가 얼마나 헐값이 되었는지 실감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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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성남의 공공 개발이라며 시작된 ‘성남의 뜰’은
이름만 들으면 공익 냄새가 물씬 납니다.
하지만 막상 들춰보면, 공익은 뒷전이고 사익만 번쩍였어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25억을 넣었고, 은행들이 21억을 더했죠.
그런데 진짜 돈을 번 건 고작 3억 5천만 원을 낸 민간업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지분 7%로 들어와 배당금만 4,040억 원,
거기에 분양 수익 4,000억 원을 더해 총 8,000억 원을 벌었습니다.
3억 넣고 8천억이라니,
이쯤 되면 재테크 책보다
“대장동의 기적” 책 한 권 내도 될 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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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더 놀라운 건 여기서부터예요.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났지만, 검찰이 항소를 포기했습니다.
이 말은 곧 “그 돈은 그대로 가지세요.”라는 뜻이죠.
법원은 ‘범죄수익’으로 보긴 했지만, 구체적인 추징액은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심에서 다시 따져보려던 검찰의 계획은,
상부의 묘한 침묵과 함께 그날로 봉인되었습니다.
이쯤 되면 “방탄 논란”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누군가의 ‘정치적 안전’을 위해 범죄 수익 추징의 문이 닫혔다면,
그건 법이 아니라 권력의 방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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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는 1억 넣고 1,208억을 가져갔습니다. 무려 천 배 수익!
그의 가족은 872만 원 넣고 100억을 벌었어요. 백 배 수익!
남욱은 8,700만 원으로 1,070억을 벌어 무려 천 배~!
정영학은 5,500만 원으로 644억을 벌었네요.
아니, 이쯤 되면
투자가 아니라 로또 복권방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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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법무장관은 “민사로 환수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법조인들은 냉소적으로 웃습니다.
형사에서 못 이긴 사건을 민사로 어떻게 이기냐는 거죠.
결국 그 말은, “국민이 알아서 받아내라”는 소리로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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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정의는 잠시 쉬고, 대장동은 영원하다.”
수사기관이 죄를 묻지 않으면,
범죄자들은 1억 천금을 벌고,
국민은 분노 외엔 얻을 게 없다.
그럼에도 법은 묻지 않았고,
세상은 이렇게 웃기게 돌아갑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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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는 건 이 한마디뿐이죠.
“인생은 대장동처럼.”
비꼬는 말이지만, 현실은 웃지 못할 농담이 되었습니다.
정의가 실종된 세상에서,
대장동은 하나의 삶의 방식이자
우리 사회가 놓친 윤리의 무덤처럼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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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세상에서는 범죄가 기술이 되고,
정의는 옵션이 되며'
비리는 기적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도 읊조리기를
"부디 인생이 대장동처럼 대박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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