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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gion

사람들이 찾아오는 교회, 부르지 않아도 모여드는 공동체

by Marquis.JIN 2025.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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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청학리의 조용한 예배당 ‘마음산책교회’

그레이스 헤럴드 / 송애연 기자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 이 조용한 동네 한켠에 자리한 작은 교회 하나가 최근 입소문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이름하여 ‘마음산책교회’.

 

특이한 점은, 이 교회에 정작 청학리 주민은 단 한 명도 출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예배당을 채우는 신도들은 의정부와 포천, 가평, 서울 등 적게는 수 킬로미터, 많게는 한 시간 넘는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온 이들이다.

 

사람들은 묻는다. 왜 굳이 그렇게 먼 길을 돌아 이 교회를 찾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설교가 다르다”는 것이다. 자극적이지도, 감정을 몰아붙이지도 않지만 이상하게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그래서일까. 한 종교 방송사가 이 교회의 이야기를 듣고 촬영을 제안했지만, 담임목사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고 한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마음산책교회는 홍보를 하지 않는다. 전도지도 돌리지 않고, 주변 상가나 주민을 향해 문을 두드리지도 않는다. 교회는 그저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그리고 찾아오는 사람은 모두 ‘알아서’ 찾아온다. 누군가의 권유가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혹은 인터넷의 짧은 흔적을 따라 스스로 문을 연 사람들이다.

 

이 교회의 또 하나의 특징은 예배 시간에 헌금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헌금에 대한 설교도 없고, 헌금 봉투를 나누지도 않는다. 예배 중 헌금 바구니가 돌지 않는다. 그 때문에 처음 방문한 이들이 예배가 끝난 뒤 조심스레 묻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헌금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교회는 대답한다. “마음 내킬 때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겁니다.”

 

이런 운영 방식은 요즘 교회 풍경에서는 다소 낯설다. 그러나 바로 그 낯섦이 사람들의 마음을 붙든다. 이곳에서는 신앙이 ‘요구’되지 않고, ‘기다려진다’. 헌신도, 헌금도, 봉사도 먼저 말하지 않는다. 대신 설교는 묻는다. 당신의 마음은 지금 어디를 걷고 있는가.

 

마음산책교회라는 이름처럼, 이곳의 예배는 마치 마음을 산책시키는 시간과 닮아 있다. 빠르게 결론을 내리지 않고, 큰 소리로 몰아가지 않으며, 침묵조차 허락하는 예배. 그래서인지 이 교회를 찾는 이들 중에는 상처 입은 신앙인, 교회를 떠났다가 다시 문 앞에 선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교회는 크지 않다. 화려하지도 않다. 그러나 사람들은 말한다. “이상하게 다시 오게 된다”고. 멀어서 망설였지만, 다시 그 길을 택하게 된다고.

 

어쩌면 마음산책교회는 교회를 찾는 사람을 모으는 대신, 사람이 자기 마음을 찾도록 돕는 곳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이 교회는 조용히 문을 열어둔다. 부르지 않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찾아올 것을 알기 때문이다.

 

TheGrace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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