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찬란한 기록을 덮은 96라인 3인방, 그리고 축협의 밀실 거래 의혹은?

손흥민, 한국 남자축구 최다득점 59호골 장면

손흥민이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간 감격스러운 날,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해야 할 찬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대신 ’96년생 주축 3인방(김민재·황인범·황희찬)의 국가대표 은퇴 시사’와 ‘손흥민의 주장 지도력 문제’라는 자극적인 기사와 유튜브 내용들이 폭주하며 대중의 눈과 귀를 흐렸다. 기념비적인 업적은 순식간에 묻혔고, 대표팀 내부의 불화설만이 부각되었다.

이들이 은퇴라는 폭탄 발언만 던져놓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다 여론이 심상치 않자 침묵으로 일관하는 행태, 그리고 그 배후에서 포착된 정황들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기기엔 너무나 석연치 않다. 이번 사태가 남긴 구조적 문제점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감독을 건너뛴 ‘축협-선수 직통 채널’과 자정의 밀회다.

사건 당일 밤,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은 해당 세 선수를 자정이 넘는 시각까지 만나 면담을 진행했다. 엄연히 팀을 이끄는 임시 감독이 존재함에도, 사령탑을 패싱한 채 협회 고위 관계자가 선수 3명과 심야 회동을 가진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월권(?)이자 비공식 직통 채널의 존재를 증명한다.

은퇴설이 사실무근이라던 축협이 왜 그 밤중에 선수들을 만나 땀 흘려 설득해야 했는가. 감독의 거취를 논할 위치에 있는 협회 위원장과, 임시 감독 체제의 미래를 공개 비판했던 선수들이 만났다는 점에서 모레노 감독의 거취나 대표팀 지휘체계를 흔드는 교감이 오갔으리라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둘째, 선수의 본분을 망각한 월권(越權) 발언이다.

황인범은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협회장 부재”와 “임시 감독 체제의 미래”를 언급하며 행정적 지원 문제를 공개적으로 꼬집었다. 그라운드에서 오직 플레이로 증명해야 할 선수가 협회의 행정 공백을 탓하는 것은 무엇인가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월권적 발언이었다고 생각된다.

선수가 해야 할 말과 협회가 해야 할 말을 완벽히 뒤바꿔 이야기한 이러한 발언은, 누군가의 의도가 실린 메시지 성격이 짙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현영민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모레노 임시감독의 향후 거취가 얘기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나오는 대목이기도 하다.

셋째, 동일 에이전시 소속의 일사불란함과 상업적 가치의 유착문제다.

논란의 중심에 선 세 선수가 모두 같은 에이전트 소속이라는 점은 이번 사태의 배후를 의심케 하는 결정적 고리가 되고 있는 듯하다.

월드컵 무대와 국가대표 주장이라는 타이틀은 선수의 상업적 가치와 몸값을 폭등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홍명보 체제 이후 꾸준히 흘러나온 주장 교체설과 맞물려, 월드컵 예선 부진의 책임을 손흥민의 리더십으로 돌리고 세대교체의 명분을 내세워 새로운 주장 완장을 확보하려는 에이전트와 선수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넷째, 축협의 위기 탈출용 ‘희생양’ 만들기 공조라는 부분이다.

당시 경찰 수사와 여론 악화로 코너에 몰린 대한축구협회는 비판의 화살을 돌릴 확실한 희생양이 필요했다는 점이다. 협회에 비판적이던 손흥민을 고립시키고, 홍명보 체제에 순응해온 96라인을 두둔하는 프레임을 형성함으로써 축협은 책임을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수 있다.

김민재 등 선수들은 주장 완장과 입지 강화를 원하고, 축협은 비난의 방향을 돌릴 명분이 필요했던 두 이해관계가 정확히 겹친 결과라는 주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진정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역설적으로 ‘사실무근’이라면서도 당사자들과 협회가 떳떳하게 진실을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오해가 생겼다면 이를 적극 해명해야 할 책임은 당사자들에게 있다.

손흥민이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쓴 그 밤, 치밀하게 기획된 듯한 폭로와 밀실 회동은 결국 한국 축구를 또다시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었다. 침묵으로 일관한다고 해서 의혹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96라인 3인방과 축구협회는 이 검은 정황에 대해 이제라도 진실을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TheGraceHerald.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