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무기의 자만, 분대 전투력의 빈틈이 국가안보를 무너뜨린다

국산 K-14 저격용 소총
대한민국은 세계 5위의 군사강국이라고 자부한다. 첨단 전투기와 구축함, 전차와 자주포를 보유하고 방위산업 수출에서도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무기체계의 그늘에 가려진 약점은 없는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지상 전투력의 기본 단위인 보병 분대의 전투력을 냉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문제의 핵심은 분대 단위의 화력과 정밀사격 능력이다. 북한군은 RPG-7과 저격용 소총을 보병의 소규모 전투단위, 즉 분대에 배치한다. 반면 우리 군은 분대별 대전차 로켓과 저격용 소총이 보급되지 않았다. 만약 북한군 분대가 갖춘 무기를 우리 분대가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면, 이는 결코 사소한 장비 격차가 아니다. 전투의 가장 기초적인 단위에서부터 전술적 열세를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RPG-7과 같은 휴대용 로켓무기는 적의 헬기나 장갑차량을 공격하는 데 활용되며, 시가전에서는 엄폐물과 건물에 의존하는 적을 상대하는 데도 위협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저격용 소총 역시 원거리에서 적의 주요 인원을 제압하고 아군의 기동을 지원하는 수단이다.

북한 RPG-7
첨단 전투기가 하늘을 지배하고 함정이 바다를 장악하더라도, 적의 진지를 점령하고 확보한 지역을 지켜내는 것은 결국 보병의 기본 단위인 분대가 담당해야 할 몫이다.
물론 분대 단위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대부터 전투에서 밀린다면 상급부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 우리 군은 분대마다 필요한 대전차 화력과 정밀사격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장비 보급과 실전훈련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전투기와 구축함이 전쟁을 대신 끝내주지는 않는다. 공군은 전쟁에서 이길 조건을 만들고, 해군은 전쟁을 지속할 힘을 보태지만, 육군은 지상에서 전쟁을 끝낸다. 그리고 육군의 전투력은 병사들이 맞닥뜨리는 분대전투에서부터 시작된다.
북한의 군사력을 깔보고 우리의 전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은 안보가 아니라 자만이다. 핵무기만 걱정하면서 재래식 전력의 빈틈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 세계적인 방산강국이라는 자부심보다 중요한 것은 전장의 병사들이 필요한 무기를 손에 쥐고 있느냐는 사실이다. 국가안보의 본질은 무기의 화려함이 아니라 전투의 가장 작은 단위부터 강한 군대를 만드는 데 있다.
그레이스 헤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