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오전 두 시간, 하나님과의 약속

주일 오전 11시, 예배당에는 찬송 소리가 울리고 성도들은 하나님 앞에 머리를 숙인다. 누군가에게는 일주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 거룩한 시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참석 여부를 쉽게 바꿀 수 있는 일정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친구와의 약속, 가족 나들이, 취미생활과 개인적인 용무가 생기면 예배는 뒤로 밀린다. 몸이 조금 피곤하거나 특별한 일이 없다는 사소한 이유로 교회에 나가지 않기도 한다.

물론 모든 결석을 믿음의 부족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질병이나 불가피한 사정도 있다. 그러나 특별한 사정 없이 반복되는 결석이라면 한 번쯤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한 시간을 내 삶에서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가.

일주일은 168시간이다. 그 가운데 예배에 드리는 시간이 한 시간이라면 전체의 0.6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한다. 준비하고 이동하는 시간을 포함해 두 시간을 잡아도 약 1.2퍼센트다. 그런데 그 시간마저 아깝다고 여긴다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고 고백하는 하나님과의 관계는 과연 어디에 자리하고 있는가.

친구와의 약속은 한두 시간 늦추거나 다른 날로 옮길 수 있다. 업무와 취미도 일정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주일 오전 11~12시를 중심으로 앞뒤 30분씩, 넉넉하게 두 시간만큼은 하나님과의 약속으로 정해 놓으면 어떨까. 사람과의 약속은 지키면서 하나님과의 약속은 사소한 이유로 취소해도 괜찮다고 여기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히브리서 10장 24~25절은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고, 모이기를 폐하는 습관을 따르지 말라고 권면한다. 예배는 단순히 교회 건물에 출석해 의무를 이행하는 시간이 아니다. 함께 찬송하고 기도하며 말씀을 듣고, 지친 영혼을 일으키며, 믿음의 형제자매와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다.

예수께서는 마태복음 18장 20절에서 두세 사람이 자신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 함께하겠다고 말씀하셨다. 믿음은 홀로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개인의 경건으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함께 모여 예배할 때 우리는 다른 성도의 믿음을 통해 위로를 얻고, 때로는 우리의 존재 자체로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 그리고 그곳에는 예수께서 함께 하신다.

교회에 나간다고 언제나 믿음이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배당 의자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신앙의 모든 책임을 다했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러나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지키고 믿음의 공동체와 연결되기 위해 정기적으로 모이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다.

주일예배는 시간이 남을 때 선택하는 일정이 아니라, 삶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약속이다. 이번 주에도 다른 약속을 먼저 정하고 예배 시간을 끼워 넣을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과의 약속을 먼저 정하고 나머지 일정을 조정할 것인가.

주일 낮, 단 한두 시간의 문을 열어 두는 일. 그것은 하나님께 시간을 빌려드리는 일이 아니라, 그분과 함께 살아가겠다는 믿음을 삶의 일정표에 새기는 일이다. 일주일의 수많은 약속 가운데 하나님과의 약속만큼은 쉽게 취소하지 않는 신앙, 그 작은 결심에서 주일의 의미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그레이스 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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