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댓 명의 성도 앞에 선 목사, 하늘을 울리는 첫 설교

목사 임직 후 첫 설교를 하는 권오신 목사

목사 임직 후 처음으로 강단에 선다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리에 선다는 두려움과 설렘, 말씀을 맡은 자의 책임이 한꺼번에 어깨를 누른다. 첫 설교라면 더욱 그러하다. 어떤 말씀을 전할 것인가, 성도들의 마음에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강단에 서기까지 수많은 생각이 마음을 스쳐 갔을 것이다.

그런데 권오신 목사는 그 첫걸음을 뜻밖에도 자신의 출신 교회인 마음산책교회에서 내디뎠다. 성도라야 열 명 남짓한 작은 공동체다. 화려한 무대도, 수많은 청중도 없다. 세상의 눈으로 보면 첫 설교를 펼치기에 그리 주목받는 자리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사람의 시선보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앞세워 그곳에 섰다. 자신의 능력과 준비만을 의지하기보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말씀을 전했다.

그 모습에서 성경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고린도전서 4장 2절) 하나님께서 먼저 보시는 것은 청중의 숫자나 설교자의 명성이 아니라 맡겨진 사명에 대한 충성일 것이다. 작은 자리에서 드리는 순종이 큰 자리에서 얻는 박수보다 귀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일예배에서 설교하는 권오신 목사

불과 네댓 명의 성도가 모인 강단이었지만, 그날 전해진 말씀의 무게는 숫자로 헤아릴 수 없었다.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씀은 한 가정의 삶을 바꾸고, 한 가정의 변화는 이웃에게 번져 나간다. 말씀의 씨앗이 어디까지 뿌리내릴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작은 교회의 첫 설교라 해서 작은 사명의 시작은 아니다.

그의 설교는 내게 군단을 움직이는 천사의 명령처럼 들렸다. 목소리의 크기나 청중의 수 때문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말씀을 두려움 없이 전하려는 마음,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기보다 말씀의 권위를 세우려는 태도에서 느껴지는 힘 때문이다. 천사의 명령이 하늘의 뜻을 전하듯, 목사의 사명 또한 자신의 뜻을 앞세우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전하는 데 있다.

예수께서는 작은 일에 충성한 종에게 더 많은 것을 맡기신다고 말씀하셨다(누가복음 16장 10절, 마태복음 25장 21절). 오늘 네댓 명의 성도 앞에서 시작한 설교가 내일 어떤 열매를 맺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사명의 크기가 청중의 숫자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권오신 목사의 첫 설교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사람들의 박수보다 하나님의 뜻을, 눈앞의 숫자보다 말씀의 능력을 의지하며 내디딘 첫걸음이다. 작은 예배당에 울려 퍼진 그의 말씀은 예배가 끝난 뒤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강단에서 내려온 목사의 발걸음마다 그 말씀이 살아 움직이고, 오늘의 작은 씨앗이 훗날 풍성한 열매로 자라나기를 기도한다.

그레이스 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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