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OP에서 바라본 DMZ 제1땅굴, 금지된 풍경의 기억
비무장지대는 늘 한 걸음 앞에서 멈추게 하는 공간이다. 더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이 발끝에서 맴돌지만, 결국 허락된 자리에서 바라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2006년, 나는 군의 통제 아래 ‘상승OP’에 서 있었다. 눈앞에는 철책 너머로 이어진 적막한 땅, 그리고 그 아래 어딘가에 존재하는 제1땅굴이 숨 쉬고 있었다. 제1땅굴은 1974년 11월 15일, 우리 군 수색조가 땅속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를 이상하게 여겨 파 내려가다 발견된 남침용 통로였다. 당시에는 ‘7·4남북공동성명’으로 화해의 기류가 흐르던 때였기에, 그 존재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평화를 말하던 손길 뒤에 감춰진 또 다른 의도를 마주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날의 나는 그 역사적 실체를 직접 마주할 수 없었다...
Wayfarer's Path
2026. 4. 18. 1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