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코스피와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현상은 표면적인 숫자와 달리 우리 경제의 실질적 체력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원화 가치가 약 25% 가까이 하락하면서, 자산 가격의 상승은 성장의 결과라기보다 통화 가치 하락이 만들어낸 착시에 가깝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자산이 얼마나 올랐느냐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우리가 얼마만큼 가난해졌는가 하는 문제다.
1. 지각변동의 시대, 추격과 역전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경제는 위기 이후에 구조 변화가 가장 극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1998년 IMF외환위기 직후 한국 기업들의 순위가 대거 뒤바뀌었고,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미국 역시 같은 시기에 기업 지형이 크게 변했다.
이러한 사례는 공통적으로 경제적 충격이 일어난 직후가 사회·경제적 이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임을 보여준다.
현재 한국이 맞이한 인플레이션과 금리 변동, 통화 가치 하락은 또 한 번의 구조적 재편을 예고하며, 준비된 이들에게는 추격과 역전의 가능성이 가장 집중되는 시기로 작용하고 있다.

2. 은행에 돈을 넣으면 ‘가난해지는 시대’
과거 한국 사회에서 저축은 부를 형성하는 가장 안정적인 방식이었다. 1960년대와 70년대의 은행금리는 평균 27%에 달했고, 1980년에 출시된 재형저축 상품은 무려 40%의 금리를 제공했다.
그래서 당시에는 부동산 투자보다 은행 저축이 훨씬 높은 수익을 보장하며, 많은 가정의 자산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평균 예금금리는 2.5% 수준에 머물러 있고, 이마저도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 수익률에 가깝다. 금 가격의 변화를 비교해 보면 이러한 현실이 더욱 명확해진다.
6년 전 1g에 4만8000원이던 금값은 최근 20만 원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이는 동일한 100만 원의 구매력이 금 기준으로 20g에서 5g으로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결국 저축만으로 부를 지킬 수 있는 환경은 이미 사라졌고, 예금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3. 원화의 추락이 만든 ‘조용한 빈곤’
최근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 비용이 부담스러워졌다고 말하는 이유는 단순히 물가 상승 때문이 아니라 원화 가치가 급격하게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 달러 환율이 1,080원 선에 머물렀던 시기와 비교하면, 현재 1,470원을 넘는 환율은 원화의 체력이 얼마나 빠르게 소모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자산 가격이 상승해도 실질적인 구매력은 떨어지는 이중적 상황을 만들며, 외화 기준으로 본 우리의 경제적 위치가 조용히 후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원화의 절하가 장기화될수록 국내 자산 보유자들은 의도치 않은 빈곤의 늪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4. 40년 만의 ‘세계화 붕괴’가 만든 새로운 인플레이션
지난 40년은 세계화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핵심 장치로 작용한 시대였다. 중국과 베트남 등 저임금 노동력이 세계 시장에 편입되면서, 미국과 선진국이 아무리 돈을 풀어도 인건비 하락이 이를 상쇄하여 물가 상승을 막아왔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세계는 다시 블록 단위로 나뉘기 시작했고, 기업들은 정치적 압력 속에서 높은 인건비를 감수하며 미국 내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다.
예컨대 베트남의 1인당 GDP가 5천 달러에 못 미치는데 반해 미국은 8만6천 달러에 달하는데, 이러한 임금 차이 속에서 제조업이 선진국으로 회귀할 경우 물가 상승은 구조적으로 불가피해진다.
원자재 시장 또한 과거처럼 미국의 영향력에 의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하고, 자원 무기화 현상이 확산되면서 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졌다.
결국 세계화가 무너진 지금은 돈을 풀면 물가가 그대로 오르는 새로운 인플레이션 구조가 자리 잡았고, 과거의 저물가 환경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5. 결론: 지금은 ‘잠들면 가난해지는 시대’다
현재의 경제 환경은 자산 격차가 압축적으로 확대되는 시기이며, 준비의 여부에 따라 미래의 경제적 위치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은행 예금만으로는 부를 지키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고, 원화의 약세는 사실상 모든 국민의 실질 자산을 갉아먹고 있다.
여기에 세계화 붕괴로 인한 구조적 인플레이션이 더해지면서, 포트폴리오 없이 현금을 그대로 보유하는 것은 점진적인 빈곤을 자초하는 선택이 되고 있다.
경제적 지형이 요동치는 지금은 단순한 재테크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 전략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변화의 중심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결국 개인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
지금은 잠시 방심하는 것만으로도 가난이 깊어지는 시대이며, 위기는 역설적으로 가장 큰 기회가 되는 시기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TheGrace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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