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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수사권 빼앗긴 국정원, 北의 핀셋 암살 등 하이브리드전에 무방비…이스라엘은 왜 살아남았나

by Marquis.JIN 2025.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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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핀셋 암살’의 경고…韓 안보의 맹점, 더는 외면할 수 없다

지난 2025년 6월 13일 새벽, 이스라엘은 ‘일어서는 사자(Operation Rising Lion)’라는 작전명을 내걸고 이란에 대한 대규모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이번 공격의 핵심은 단순한 미사일 공습이 아니라, ‘핀셋 암살’이라는 정밀한 제거 작전이었다.

 

목표는 분명했다. 핵 개발을 주도한 이란의 과학자, 혁명수비대 장성, 군부 요인들. 그들은 자신들의 집에서 잠들어 있는 사이, 정밀 타격을 받은 드론에 의해 생명을 잃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수개월간의 정보 수집 끝에 이란 내 비밀 기지에 드론 부품과 폭발물을 밀반입했고, 현지에서 드론을 조립해 공격 부대를 구성했다. 이후 드론은 잠입해 있던 이란 전역에서 일제히 날아올라 정확히 특정 인물의 거주지를 겨냥했다.

 

이 과정에서 이란 군부의 ‘투톱’인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과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참모총장,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군 지휘관 등 20여 명이 제거됐다. 정보와 기술, 전략이 결합된 ‘핀셋 암살’의 전형이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군사 작전이 아니다. 수년간의 정보 축적과 현장 내 첩보망, 그리고 공격용 드론을 이란 내부에 은밀히 반입·조립해온 모사드의 정교한 전략이 만들어낸 국가안보의 '하이브리드 작전'이다.

 

세계가 주목하는 이스라엘의 이 같은 대응은, 단지 이란에 대한 경고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대한민국에 보내는 또 다른 차원의 경고일지도 모른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여전히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에서 ‘핀셋 암살’은 결코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오히려 대한민국은 북한발 정밀 암살의 리스크에 훨씬 더 취약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은 개방사회이기 때문이다. 정치·경제·언론·노동 등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지령을 받는 다양한 형태의 ‘비가시적 존재들’이 이미 암약하고 있을 가능성은 결코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과거 국가정보원은 매년 수십 건의 간첩단 검거 사건을 수사해 공개하며, 국내 곳곳에 잠입한 북한 스파이망의 실체를 추적해 왔다.

 

그러나 2021년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이관된 이후, 이러한 대공첩보 활동의 효율성과 기민성이 눈에 띄게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사권이 없는 정보 수집은  실질적인 대응 능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정원이 '정보+수사'의 복합 기능을 바탕으로 비밀리에 암약하는 간첩망을 조기에 발각·차단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 왔음을 고려할 때, 현재의 구조는 안보상 커다란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보기관이 예리한 눈을 갖고 있어도, 손이 묶인 채로는 결코 제 역할을 다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국정원을 중심으로 한 외국 간첩 수사 기능의 복원과 보강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반면 북한은 철저하게 폐쇄된 사회다. 외부인의 출입은 물론이고 내부로 침투해 정보 활동을 수행하기란 현실적으로 극히 어렵다.

 

이는 역설적으로 북한 체제의 취약점을 가리는 동시에, 핀셋 암살과 같은 정밀 작전이 북한 내부에서는 성과를 내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만이 더 많이 열려 있고, 더 많이 노출돼 있으며, 더 많은 위험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스라엘 민간 정보기관 '모사드'는 생존을 위해 냉혹해졌고, 살아남기 위해 기술과 정보력을 끌어올렸다. 우리는 어떤가. 한반도는 여전히 총성없는 전쟁 중인데, 우리만 평화의 착시 속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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