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진종구 박사

20세기 국제정치사는 강대국에 대한 대응 방식이 전쟁의 발생이나 억제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입증한다. 강경한 대처와 유화책 사이의 선택은 많은 국가에 있어 생존과 파멸의 기로에 서게 했다.
제1차·2차 세계대전: 유화책의 참사
20세기 초, 유럽은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균형추가 흔들리는 다극체제 속에서 두 차례 세계대전을 경험했다. 특히 1930년대 후반, 영국과 프랑스의 유화정책은 히틀러의 독일이 오스트리아 및 체코슬로바키아 합병을 연거푸 허용하게 만들었다. 1938년 뮌헨 협정에서 강대국의 침략적 요구에 확실히 맞서지 못한 결과,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이는 유화책이 침략자에게 더 큰 도전을 부추겼던 대표적인 예다.
냉전기: 강경한 억지와 제한적 대리전
세계대전 이후 확립된 냉전기에는 미국과 소련의 양극체제가 국제질서를 지배했다. 양국은 군사력과 핵무기를 앞세운 강력한 억지정책(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으로 서로를 견제했다. 이로써 전면전은 억제되었으나, 대신 한반도(6·25전쟁), 베트남, 쿠바 등에서 제한적 대리전이 반복되었다. 강력한 억지와 동맹 체계(NATO vs 바르샤바 조약기구)가 평화 유지의 핵심적 역할을 했다.
포스트냉전 이후: 복합화된 강대국 대응
탈냉전 이후 미국의 일극질서가 등장했으나, 21세기에는 미중 경쟁 등 신흥 강대국 간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 유럽, 중동 등 각 지역의 국가들은 강대국의 리스크에 대한 대응전략을 '유화, 편승, 균형, 헤징' 등으로 복합화하면서 최소한의 피해와 최대한의 자율성을 추구해왔다.
사례 요약
| 시기 | 강대국 | 정책 대응 방식 | 결과 |
| 1930년대 후반 | 독일(히틀러) | 유화정책(뮌헨 협정) | 2차 세계 대전 발발 |
| 냉전기(1947~91) | 미국 / 소련 | 강경 억지, 동맹 체결 | 전면전 억제, 대리전 |
| 탈냉전기 | 미국, 중국 등 | 복합적 대응 전략 | 리스크 다양화, 분쟁 교착 |
결론 및 교훈
20세기의 국제질서는 강경한 연합과 확실한 억지력의 유지가 전쟁 예방에 효과적이었음을 입증했다. 반대로 유화책은 강대국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확대시켜 전면전의 참사를 불러왔다.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강대국의 도전에 직면한 국가들은, 과거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보다 현명하고 다층적인 대응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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