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구 박사의 건강칼럼

운동은 비만과 당뇨병을 예방하는 최고의 처방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달리기·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정답처럼 믿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학 카릴리온 의대(VTC) 프랄린 생의학연구소가 발표한 연구는 이 통념을 뒤흔든다. 결론은 간단하다. 근력운동이 오히려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예방에 더 강력한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고지방식으로 비만·당뇨를 유발한 생쥐에게 유산소 운동(러닝 휠)과 근력 운동(먹이를 얻기 위해 무게 뚜껑을 들어올리는 스쿼트 구조)을 각각 수행하도록 만들었다. 8주 관찰 결과는 분명했다.
두 운동 모두 효과가 있었지만 근력운동 그룹이 복부 지방과 피하 지방을 더 많이 줄였고, 인슐린 감수성도 더 크게 향상됐다.
흥미롭게도 이는 근육량 증가 때문이 아니었다. 연구진은 근력 운동 중 활성화되는 새로운 대사 경로의 작동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대목은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비만인, 중장년층, 무릎 관절이 약한 이들에게 달리기는 고역이다. 그러나 벽 스쿼트, 의자 일어나기, 가벼운 아령 같은 부담 적은 근력운동만으로도 대사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젠 얀 교수는 “근력운동은 당뇨 예방 효과에서 달리기보다 오히려 우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세상을 뒤흔든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열풍 속에서도 연구진은 “약은 운동의 생리적 혜택을 대체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WHO와 CDC가 유산소 운동에 더해 주 2회 이상 근력 운동을 권고해온 이유가 이제 선명해진 셈이다.
우리는 왜 이렇게 중요한 ‘근력’의 가치를 뒤늦게 받아들이게 되었는가? 그리고 오늘도 우리는 땀을 미루고 약에만 기대는 또 다른 오류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출처: Journal of Sport and Health Science(2024.10.30.), 미국 VTC 프랄린 생의학연구소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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